'소재산업 立國' 현수막 내걸고 日 경쟁사와 정면승부

입력 2019-10-28 16:01   수정 2019-10-28 16:02


울산 연암동 덕산그룹 본사 공장. ‘소재산업 입국(立國), 그 중심기업 덕산(德山)’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헛된 구호가 아니다. 이 회사는 반도체 패키지 소재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모바일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 세계 1위를 달리는 강소기업이다.

울산에 본사를 둔 덕산그룹은 덕산하이메탈,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3사와 지주회사인 덕산홀딩스 등 모두 7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2018년 기준 3사 전체 매출은 2093억원에 이른다.

이수훈 부회장은 창업주 이준호 회장의 장남이다.

덕산하이메탈은 반도체를 패키징할 때 반도체 칩과 전자회로기판을 연결해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초정밀 부품인 솔더볼로 유명하다. 1999년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전자 등 세계 반도체업체에 공급하면서 일본 센주메탈이 독점하던 솔더볼 시장에서 5년여 만에 세계 2위 공급업체로 올라섰다.

2016년에는 ACF 도전볼 국산화에 성공했다. ACF 도전볼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칩과 인쇄회로기판(PCB)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접합 소재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의 세키스이와 닛폰케미컬에 이어 덕산하이메탈이 세계 세 번째로 개발했다”며 “국산화하지 못했다면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숱한 좌절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소재 분야 한우물만 파온 덕분”이라며 “창업 초기부터 매출의 평균 10%를 연구개발에 썼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8년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정공층을 국산화한다며 덕산네오룩스에 10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쏟아부었다. 매출이 226억원에 불과하던 당시로는 무모한 결정이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가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는 얘기다.

덕산테코피아는 메모리셀을 아파트처럼 높게 쌓아올리는 방식의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는 데 필수인 반도체 박막형성용 증착소재 HCDS를 국내 유일하게 국산화했다.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덕산그룹이 지난 15년간 확보한 특허만 393건, 출원 중인 것도 1279건에 이른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반도체 접합 소재인 주석 등을 직접 조달할 목적으로 해외현지법인 덕산미얀마를 세웠다.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일본 등 경쟁사와 정면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그는 “미래 발전인자를 찾지 못하면 영광은 잠시일 뿐”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듀폰과 3M, 다우케미칼에 버금가는 글로벌 소재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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